본문 바로가기

관심사&생각들

서울시의 임산부 배려석 정책을 보고.

사진출처 : 서울시


서울시에서 임산부를 위한 배려석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근데 이 기사의 끝마무리가 나로써는 좀 갸우뚱 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나만 그런걸까? 서울시의 코멘트를 한번 보자.


윤종장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입덧 등으로 힘든 초기 임산부는 외관상으로는 표시가 나지 않아 자리를 양보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건 한마디로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문장인데, 조금 뭐랄까. "이게 우리의 베스트. 우리의 대답."라는 액션으로밖에 보이지 않아서 좀 서운한 마음과, 가까운 일본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내 와이프가 임신하면서 배웠던 일본의 임산부 배려정책에 대해 적어본다.


일단 일본에서는 병원에서 임신진단 후 임신확정을 받으면, 병원에서는 관련 서류를 발부해준다. 이 서류를 구청에가서 등록시킴으로 인해 구청에 임신사실을 신고할 수 있고,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크게 기억에 남는 혜택들은 병원 진단시 드는 비용을 일부분 할인받을 수 있는 영수증 비슷한 거랑, 구청에서 실시하는 각종 엄마, 아빠들을 위한 여러 무료교육 안내서류(귀저기 가는 법, 요가 교실 등)들이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임산부 마크가 딸린 뱃지(?)를 주는 것이다. 이 뱃지는 핸드백에 달거나 할 수 있어서 뱃지를 다른 시민들에게 보일 수 있게 달아놓을 수 있다.


이는 대중교통을 탈 때 이 뱃지를 본 시민들이 "아! 임산부구나!" 라는 인식을 돕고, 자연스럽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게 행동할 수 있게 해준다. (굳이 양해를 구할 필요가 없다. 인식을 돕기만 하면 된다고 본다.)


일본의 임산부 표시마크가 부착된 팬던트. (팬던트 모양은 가지가지이지만, 마크는 동일하다.)


즉, 저런 자리를 만들지 않아도 이런 인프라와 제도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시민의식 문제 운운하면서 "그래도 비켜주지 않을 사람들은 비켜주지 않을꺼니까 저런식으로라도 해야 한다" 라는식의 이야기를 하면 한도끝도 없지만, 저거 만드는 예산이나 뱃지 나눠주는 예산이나 비슷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저렇게 눈에띄는 자리를 마련해놓는건 나로써는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저 자리에 앉는 사람은 "나 임산부"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되고, 그렇게 티를 내야만 자리를 양보받을 수 있는 정책이 아쉽게 느껴진다. 보다 배려가 보이는 정책을 내놓을 순 없었을까.


또한 저 마크는 일본 전국 공용이라서 시민들이 인식하기 쉽다는 부분도 배울점이라고 본다. 구글검색해보니까 각 시/도군 지역별로 임산부 마크가 다 다르더라. 자주 바뀌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아직 임산부 마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