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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생각들

도쿄에 살다. 나에게 맞는 집을 고르는 방법.

도쿄아....저 많은 건물들중에 내 집은 없단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도쿄(일본)에서 부동산 계약방법이나 절차에 대한 내용들은 이미 많으니 패스. 오늘은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자 하는 건 아니고, 한국에 살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도쿄에 정착하기까지의 내 경험을 풀어보려고 한다. 나의 경험이기 때문에 꼭 나처럼 하란 이야기는 아니니까 주의!


때는 2010년 11월. 도쿄의 N사에 내정이 확정되어 임시비자를 얻고 도 to the 쿄에 땋! 도착!!!! 당시 나는 일본어는 아예 할줄 몰랐는데, 이게 어느정도 레벨이냐면 편의점에서 돈 빨리내고 가고 싶은데 계속 뭐라 뭐라 물어보는것도 그냥 "하이~ 하이~(예, 예)"했더니 상품별로 비닐봉다리를 담아주었던 흑역사도 있었다. 그런내가 무슨 집을 구할 수 있겠는가. 다행이도 회사의 배려로 부동산 등의 절차를 도와주었는데, 그 도움이 아니었다면 난 다시 손빨고 나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살고 있는 서 to the 울로 돌아가야 했다. (지금도 매우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랑합니다아아아!!)


레지던스에서 한달


간이 키친과 샤워룸, 옷장과 침대가 있는 4-5평 남짓한 쪽방에서 한달을 지내게 되었는데, 이게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합리적이란 생각이 든다. 베란다에서 담배 태우면서 창밖에 보이는 도쿄타워 (레지던스가 카미야초에 있었다)가 내가 도쿄에 왔다는 것을 일깨워주었고,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스카이트리보다는 도쿄타워가 더 좋다. 여튼, 아무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일본의 부동산 정보를 알아본다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무엇보다 "집"은 직접 가봐야 한다. 단지 잠만 자는 공간으로써의 집을 고르지 말기 바란다. 집이주는 분위기, 집 주변의 상권 및 편의시설들이 당신의 현지생활을 결정한다. 난 젊으니까 뭐 이런식의 생각으로 러브호텔이 가득한 동네 분위기와 (무료 상담소가 있다면 말 다했지 뭐.) 어두컴컴한 골목길로 집에 가거나 그 골목마다 이상한 아줌마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면 참...분위기 묘~~하지 말이다.


여기서 자신의 성격과 이상적인 삶의 방향. 목적...뭐 이런거 있으면 참 좋겠는데 나는 그냥 회사와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게 차후 굉장한 효과가 있었음) 당시 회사는 오사키(오사카大阪 아니다. ㅋㅋㅋㅋ 大崎라고 쓴다.)역에 있었는데 바로 옆동네인 戸越(토코시. 미식가들의 성지인 戸越銀座가 있는 그곳 맞다.)의 멘션(일본에선 멘션이라 한다)으로 결정. 레지던스는 한달기간만 계약되어 있기 때문에 의외로 시간이 많지는 않다. 사내 동료분들의 의견들은 회사와 가까운 곳이 제일 좋다고 해서 아무생각없이 결정했다고 해야하나. (뭐든 선배들말은 잘 들어서 나쁠것 없다)


나의 첫 보금자리. 여기 12층!

야경이 좋음



계약은 회사에서 다 해주었고, 덕분에 나는 일본어 하나도 쓰지 않고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행이도 집주인이 개인이 아닌, 법인회사였기 때문에 외국인에 대한 기피현상도 없었고. 회사를 통한 계약이었기 때문에 아주 수월했다. 일본은 하도 월세 않내고 도망가는 외국인들이 많아서 외국인을 기피하는 오너들이 많다고 한다. (나라도 그러겠다!!! 제발 좀 그러지 말자. 게다가 청소도 안하고 그냥 도주했다고..) 집만 그런게 아니라, 통신회사들도 하도 그런 일이 많아서 휴대폰 개통할때도 엄청 심사가 까다롭다. 이게 다 어글리 외국인들 때문이다. (꼭 한국인들만 그런건 아니겠지.) 


친구를 만들고 싶다. 언어를 빨리 익히고 싶다. 그럼 게스트하우스는 어때?


나는 원래 친구를 많이 만들고 싶어하고, 빨리 일본어를 (매우 잘) 하고 싶었다. 그런 나에게 딱인 거주시설이 있었는데 바로 "게스트 하우스". 회사에서 계약해준 멘션을 해약할 순 없었던 터라 차후 굉장히 후회했지만, 호전적, 외향적인 성격이고 외로워 하는 성격이라면 게스트 하우스를 적극 추천한다. 게다가 일본어 실력이 후달린다면 한국인이 적절하게 섞여있는 곳이라면 더더욱. (근데, 외국인이 많은 게스트하우스는 어자피 영어도 통하니까 괜찮다. 또, 우리에겐 손짓, 발짓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는 그냥 몸하고 생필품 조금만 있어도 문제가 없다. 즉, 가구들이나 기본 도구들은 이미 있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게 장점이다. 일단 일본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에는 정말 추천하고 싶고, 일본의 지방에서 도쿄로 올라오는 애들도 가격적인 부분이나 완전히 정착하기 전까진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요 검토!


인터넷에서 ゲストハウス(게스트하우스)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중 하나.


게스트하우스도 여성전용, 1인실도 존재하니까 잘 검색해보면 엄청 많다. 인테리어도 약간 디지털 노마드적 느낌의 고오오오오급 게스트하우스도 있으니 참고. (뭐든 돈이 많으면 좋다) 게스트하우스 특징들도 있다. 아무래도 혈기왕성한 남녀가 모이는 곳이다보니 연애금지라던지, (연애하다 적발시 퇴출!! ㅋㅋ) 주말마다 파티를 하는 게스트하우스라던지 (술은 언제나 옳습니다) 여튼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이 주는 상호작용의 즐거움은 마이너스보다 플러스가 많다. 다만, 개인의 영역이 확실히 필요한 사람이라던지, 공유 스페이스에서 사람들의 대화소리를 견딜 수 없다던지(소음 문제) 화장실, 샤워 할때 등등. 공용공간에 대해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서로 피곤해지니까 추천하지 않는다. 즉, 나처럼 1인생활을 하면서 아주 필요한것만 구입해서 간소하게 살아도 되고, 게스트하우스를 살아도 좋다고 본다. (결정은 님하가 하는거임) 아, 그럼에도 회사랑 가까우면 여러모로 편리하긴 하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써본다.


회사는 제2의 주민센터이다. 그리고, 재난본부이다.


일본어 능력도 부족하고, 친구도 없는 당신에게 회사는 (일단) 유일한 당신 편이다. 일본 살면서 자잘한 고민들과 생활에 모르는 것들이 너무도 많은데, 당신의 민원을 도와줄 유일한 곳이된다. 이런거 귀찮은 사람들은 괜히 인터넷에 막 질문하고 그럴텐데, 사실 회사분들에게 직접 물어보는게 가장 현실적이고 당신에게 딱 맞는 답변들을 들을 수 있다. 당신의 현재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인사팀은 당신의 연봉도 알고있잖냐....ㅋㅋ) 여튼 일본어도 모르는 외국인 사원을 채용할 정도의 회사들은 대부분 그런 시스템이 사내에 이미 존재해있다. 걱정말고 자주 이용하자. 나중에 종종 성의표시는 하길. (오다 주었다. 뭐 그런거 ㅋㅋ)


나의 경우에는 2011년 3월 11일. 토호쿠 대지진을 겪었는데, 도쿄는 M6.2정도 여파가 왔었는데 사무실이 엄청 강하게 흔들렸었다. 북쪽 마을은 뭐 말 안해도 아는 사람들은 알쥬? 센다이 앞바다는 M9.0 찍음. 덜덜덜. 엄청 패닉이었고, 당일은 조기 귀가조치령이 내려졌다. (사무실은 30층짜리 건물에 24층. 서있을 수 없을 정도. 그때의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요기 클릭) 나는 집이 회사랑 가까워서 (걸어서 15여분) 다행이 집에 갈 수 있었는데, 당시 전철이든지 뭐든 교통수단이 거의 움직이지 않을정도로 패닉이었고 (자전거가 다 팔려나갔었다는..) 전화통화도 불가능했다. (덕분에 라인 메신저가 땋!! 세상에 나왔지) 즉, 집이 회사와 가깝다는건 여차할때 이동이 편리하고, 토호쿠 대지진 이후 대부분의 회사들은 재난을 대비하는 음식과 음료, 비품들을 비축해두고 있으니 여차할때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슬슬 글을 마무리할까 하는데, 여튼 앞서 말한것처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살면 장땡이다. 도쿄는 다양한 주거형태가 존재하니까. 뭐든 당신에게 맞는 집을 고르면 된다. 집은 대략 당신의 월 급여에서 3/1 혹은 4/1정도의 금액이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300만원 정도를 받는다면 100만원이하의 월세의 집이 좋다는 이야기이다. 대략 70~80만원정도가 매월 들어가는 것 정도가 좋다고 본다. 이러하듯 여러모로 신경쓸건 많지만, 일단 정해지면 그다음부터는 사는 것만 생각하면 되니까. 최대한 시간을 들여서 즐거운 도쿄라이프를 즐기길 바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