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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생각들

"마이리얼트립"으로 만나는 한국.

여행현지에서 본인이 원하는 곳을 가이드해주는 가이드와 연결해주는 가이드 중계사이트인 "마이리얼트립"으로 개인 가이드를 시작한지 햇수로 3년되었습니다. 근데 말이 3년이지 이중에 실제 마이리얼트립에서 본격적으로 가이드 활동을 한것은 최근 요 3-4개월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은 이 이야기를 블로그에 적어볼까 합니다. 


개인의 문제

일본에 쭈욱 살다보니 언어적인 부분이 말썽을 일으켰습니다. =ㅅ=;; 집에 돌아가도 일본인 와이프와 일본어로 대화하는 경우도 많고, 그러다보니 한국말도 이상해지고.....;;; 알았던 단어들이 바로바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어를 잘하는것도 아닌데, 애매한 상황되었어요. 그래서 블로그도 시작해봤지만, 블로그는 문장력을 높이는데에는 도움이 되는데, 말하는 감각은 또다른 차원의 이야기인것 같아요. 아마도 이런 부분은 해외에 오래사시는 분들은 공감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여기 사시는 한국분들을 만나도 일본어랑 섞어서 대화해요 ㅋㅋㅋㅋ


그래서 시작한 "마이리얼트립"


이 서비스는 여행업계의 "우버"나 "에어비앤비"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접하자마자 느낀건 짜투리 시간으로 용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도쿄의 스팟들. 그리고 사람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정말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했죠. 이른바 돈도벌고 사람도 만나고. 1석 2조! 아싸! 저는 당장 가이드로 등록했어요. 그때가 2013년 말. 곧장 가이드 신청서를 내고, 심사를 통해 가이드로 등록을 해보았습니다. (아니, 해버렸습니다! ㅋㅋ)


수입 제로. 현실감 제로.


제가 처음에 등록한게 "아사쿠사 관광 가이드"였는데요. 제가 지금도 정말 좋아하고, 가장 자신있게 가이드 할 수 있는 스팟입니다. 상품 자체에는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예약이 이뤄지는건 매우 힘들었어요. 실제로 제가 2013년부터 2015년말까지 진행한 건수는 단 2건여정도 였는데요. 그러다보니 아예 마이리얼트립을 잊고 살정도가 되어버릴 지경이었습니다. ㅎㅎ 그때 느꼈죠. 아..이거 별루 벌이가 않되는구나..? 라고요. 왜 사람들은 제 상품을 구입하지 않았을까요. 우선 제 상품에 대한 문제점을 리스트업해봤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의 인지도나 플랫폼의 영업력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제 상품의 문제점이 있었는데요.


1. 상품이 알려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경험상 상품을 오픈해도 바로 예약이 들어오진 않는 것 같아요. 다른 상품들과의 경쟁력도 생각해야하고,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상품 내용을 계속해서 변경해주는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가이드 시간이 일정치 않았다. 
애초에 제 본업은 가이드가 아닌, 풀타임으로 일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평일에 시간을 내기 매우 힘든 상황이지요. 여행자분이 주말에만 가능한 상품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3. 가격대비 스팟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가이드북만 사도 다 나와 있는 관광스팟을 굳이 가이드와 함께 할 필요가 있었을까싶어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직접 가이드를 진행하면서 "어라? 그러고보니 난 여기 왜 있지. 가이드북만 있어도 되는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아마 여행자분도 그렇게 느끼셨을지도 몰라요. 


4. 유머가 부족한 가이드.
처음 가이드했을때는 완전 긴장타서 벌벌벌...굉장히 공손하게 대한다고 한건데, 여행의 재미를 떨어트린 포인트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여행자분들이 좋아하는건 현지 가이드가 재밌고 즐겁게 가이드해주길 원했을텐데, 그냥 뒤에서 졸졸 쫓아다니며 서포트해드리는것뿐이라..-_-;; 뭔가 요상한 분위기가 되어가는 것 같았어요.


이렇게 스스로가 문제를 느끼고는 있었지만, 당시에는 예약도 많이 들어오는 상황도 아니라서 상품자체를 다 휴면시켰던 적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한동안 로그인을 하지 않다보니 제 계정자체가 휴면계정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와 이런!! 


이대로 마이리얼트립과는 인연이 영영 없었을수도 있었는데요. 그러던 제가 작년에 여행관련 스타트업에 조인하게 됩니다. 그 스타트업은 여행전에 여행자가 "플랜"을 직접 작성해서 그 플랜대로 여행을 즐길 수 있게끔 하는 서비스였는데요. (요런거임!) 이론적으로는 매우 매력적인 서비스이지만, 이 서비스의 문제점은 여행지의 스팟정보를 모르거나 해당 스팟의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정말로 여행자가 해당 스팟을 플랜에 넣을 수 있겠는가!! 에 대한 문제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사진과 리뷰에만 의존해야만 하죠. 


유저가 Must Spot!!! 와!! 여긴 진짜 한번 가봐야겠다! 라고 플래닝을 한다는게 굉장히 허들이 높았고, 시간을 들여야하는 등. 불편한점이 많다보니 차라리 가이드북을 사는게 더 마음편할정도였습니다. (유저들 미안해!!) 물론 우리 맴버들도 문제점을 알고 있고, 하나하나 개선하고 있을테니 (저는 이미 퇴사)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꽤 가치있는 제품이 될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맴버들 화이팅!! 가끔 만나서 술이나 묵자~!)


다시. 마이리얼트립을 시작하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2세가 태어나기전에 저에게 이런말을 합니다. "애기 귀저기도 사야하고, 앞으로 살게 너무 많아.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라고 하길래. 뭘 줄어야 할까. 당장 나가는 고정비용중에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뭘까. 아....! 내 용돈.........이 있구나..ㅠ_ㅠ 저는 쿨하게 (속은 쓰리지만) "알았어! 용돈을 없애자."라고 말했죠. 그리고 어떻게 할까라고 생각하다, "플랜을 유료로 팔아보면 어떨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당장은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고는 있지만, 회사의 수익모델은 준비하고 싶기도 했고, 현지인이 직접짜는 여행플랜이라면 스팟에 대한 신뢰도가 확실히 올라갈꺼라고 생각했어요. 스팟의 종류도 다양해지는것도 있지요. 현지에 사는 사람들이 아무래도 스팟정보는 많이 알고 있으니까요. 또한 결정적으로 혼자오시거나 혹은 연인들끼리,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여행에..과연 가이드가 졸졸 따라다니는게 여행하는 기분이 날까. 싶은 부분도 있었어요.


게다가 연락할 수단이 요즘은 너무 많다는 것도 포인트로 작용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마이리얼트립은 현지인과 여행자를 카톡으로 연결시켜주고 있었는데요. (C/S비용 절감효과 상승!!) 여행자와 제가 충분히 사전에 메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면 더 완성도가 높은 맞춤플랜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함께 만들어가는 가이드북이 되는셈이죠. 게다가 제가 직접 옆에서 가이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적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가격과 합리성. 분명히 니즈가 있을꺼라고 생각했어요. 


마이리얼트립과 조율. 그리고 상품 개시.


왜 마이리얼트립이냐고 생각했는가도 중요한 포인트였는데요. 현지인의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 한국엔 유일하다시피하고, 해외로 가이드의 수익을 송금해주는 부분도 다양하게 서포트해주고 있어요. (한국통장/현지은행/Paypal) 게다가 지금시점의 마이리얼트립은 꾸준한 서비스로 유저가 확보가 된 상황이어서 상품을 팔기에는 충분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마이리얼트립측에 일단 제 상품에 대해 설명해드리고, 기존 마이리얼트립의 컨셉에 위반되지 않는다면 꼭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셨어요. 재밌겠다! 해보자! 고 해주셔서 그렇게 드디어 제 새로운 상품이 올라가게 됩니다. 



(도쿄로 검색하면 제 상품이 첫화면 상단에 땋!! ㅎㅎㅎ 감사합니다.)


판매 이후의 분위기. 오~! 괜춘해!

물론 어느 상품이나 초기 안정화가 필요합니다. 바로 예약이 들어오고 그러진 않아요. ^^; 저역시 상품을 오픈하고나서도 꽤 한동안은 상품내용을 여러번의 수정들을 거쳤던것 같아요. 가격적인 부분이나, 상품에 대한 설명적인 부분이나. 애초에 마이리얼트립은 현지인이 직접 가이드를 해주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가격표기가 "1인"으로 되어 있는 등. 문제점도 있고, 원래 유저들에게 안내했던 것과 달리, "이 상품은 플랜만 짜드려요!" 라고 다시한번 안내해드려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안내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마이리얼트립측도, 저도, 실제 여행을 해야하는 여행자님 이렇게 모두가 번거로움이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추후 마이리얼트립측에서도 개편을 통해 현재의 문제점들을 개선해주신다고 해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__^)


아무튼 판매를 개시한 결과, 제 상품은 꽤 반응이 괜찮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일주일에 몇번이나 문의가 오고, 실제 예약도 이뤄지고 있구요. 막 예약이 밀려오는건 아니지만, 제 본업을 해치지 않는선에서 예약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부담도 적고, 제 생활에도 충분히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용돈도 받지 않게 되었어요. (원래 받았던 용돈보다는 많다는게 좋다면 좋은점 ㅋㅋ) 본업때려치고 본격적으로 뛰어들까!! 라고 생각할정도라니까요 ㅋㅋ 게다가 마이리얼트립의 유저층. 만나게되는 여행자분들도 좋으신 분들이 많아서 지금까지는 큰 문제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을 간다는 것. 무엇보다 즐거워야할 여행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재밌는 분들이 많았네요. 저도 그 즐거움에 일조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자매품을 개발하다!

졸지에 여행플래너가 된 기분이기도 하고, 재밌게는 하고 있지만. 여행플랜을 작성하는 작업은 꽤나 번거롭습니다. 여행자의 취향, 음식 알레르기, 기존에 방문했다면 그때의 스팟들과 겹치지 않게 하기. 그런 여행자의 여러정보들을 토대로 다시 재조합해서 가이드북에는 없는 맞춤 가이드북을 만들어드려야 했거든요. 또한 해당 여행일의 교통정보, 이동루트. 이동수단에 따른 금액. 등등. 다양한 정보를 담아드리고 있기 때문에 의외의 시간이 걸리곤 합니다. 그래서 몇가지 자매품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1. 카톡으로 연락만 주고받는 상품 - 플랜이 딱히 없는건 아닌데, 현지정보가 부족하거나 현지일정이 꼬였을 경우, (어머낫! 미술관이 휴관이었어! 이런 상황;;;;) 대체 일정이 필요하거나 현지의 따끈한 정보가 알고 싶을때 도와드리는 상품이에요. 혹은 말이 않통할때 카톡전화로 제가 대신 해결해드리기도 하고 있죠. (일본인들은 영어가 약하신 분들이 많아서;;)ㅋㅋㅋ 여행자보험 가입하듯, 많이 구입해주세요 ㅋㅋ

2. 심야 전용 플랜 (평일용) - 이건 직접 가이드를 해드리긴 하는데, 제가 퇴근시간을 활용해서 만든 플랜이에요. 쉽게말해 "우리 함께 술 한잔해유~" 라는 컨셉인데, 주로 혼자 출장오신 분들이 출장 일정 소화 이후, 맛집 정보가 부족할 경우에 구입하시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술잔을 기울이며 일본 현지 정보를 얻기위해 예약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저역시도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꼼꼼히 체크해서 여행자분께 도움이 되어드리려고 합니다.


이외에도 제가 좋아하는 곳인 아카바네 함께 취하기 플랜처럼 장소가 한정되어 있는 상품도 있고, 주말한정으로 저도 운동을 해야겠어서 ㅋㅋㅋ 함께 등산하는 플랜도 있고. 집근처 관광지인 카와고에(도쿄를 벗어나는 유일한 상품임 ㅎㅎ)를 안내해드리는 상품도 만드는 등. 저의 짜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상품들을 계획하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장소만. 내가 가본 곳들만.


가이드는 각종 장소들의 장, 단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낭패를 많이 봤고, 그러한 경험들이 고스란히 플랜에도 담겨져 있고. 다른 상품들도 담겨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고, 정말 추천하는 장소만"을 소개한다는 것을 저의 기본원칙으로 하고있는데요. 그래야 "가이드를 해드릴 수 있습니다!"라는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으로 만나는 한국.


저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한국을 자주 가지는 못해요. 가끔은 한국적인 느낌적인 느낌(?)이 그립곤 하는데, 여러 여행자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도 주고받고, 평소에 못하는 한국어를 마음껏 할 수 있기도 하구요. 저에겐 한분 한분 만나는 이러한 인연들이 매우 소중하고. 의미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여행자들을 서포트하고, 돈받고, 그런 관계만으로 그치는게 아니라. 그냥 현지에 살고 있는 친구같은 느낌을 드리려고 하고, 그분들도 그렇게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유의미한 인연들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혹시하는 마음에 적습니다만, 이 글을보고 마이리얼트립에 나도 가이드로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가이드를 해봤던 경험을 토대로 이것저것 조언도 드리고 제가 느꼈던 이런 경험들을 공유해드리고 싶네요. 편하게 연락주세요. ^^ (걍 댓글다셔도 좋고, 페북으로 연락주셔도 좋아요.)


이상, 제가 마이리얼트립에서 가이드하는 이야기를 적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