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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리뷰

우리동네 수퍼마켓 "야오히로(ヤオヒロ, Yaohiro)"이야기.


제가 살고 있는 사이타마 "아게오"시는 "야오히로"라는 ​수퍼마켓이 있습니다. 아게오 시내에 4점포를 가지고 있는 꽤 큰 수퍼마켓이지요. 사실, 이 글을 어떻게 쓸까 생각했습니다. "흔한 열도의 물가(?)", "도쿄도를 벗어나니 만나는 저렴한 물가" 등등. 이것저것 생각해봤는데요. 그러려다 그냥 이 수퍼마켓의 이야기를 적는게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오늘은 우리동네 수퍼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꽤 특이하고, 재밌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거든요. 일단 이 수퍼마켓을 설명하기 전에, 몇장의 사진을 올려봅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오늘기준 원화가 100엔에 약 1000원이네요. 원래 가격에 0하나 더 붙여서 보시면 더 실감나게 몰입하실 수 있습니다!)

나물이 한봉지에 19엔.....

오이 한봉지 (3개입) 168엔, 가지 한봉지(3개입) 188엔. 등등.

배추 한통에 150엔. 무 한개에 98엔.

잘 손질된 고등어 298엔

참치 ...사시미용은 아니고, 이거 잘라다가 스시용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돼지고기 (g당 100엔)

와규도 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규동용 소고기도 398엔 (3인분정도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닭느님도 g당 100엔씩.

챠슈...라멘위에 챠슈 저거 슬라이스로 몇장 올려서..먹...으면..끝내줍니다.

만두도 2팩에 300엔, 옆에 쫌 좋은 만두는 198엔

100%쥬스는 100엔. 우유한팩 평균 180~200엔정도.

스시 1인분

튀김들.

스크롤 압박을 견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 일부이지만, 이 가게가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는지 대략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원래 기본적으로 일본은 식재료의 물가가 많이 안정되어 있는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이 가게는 도쿄에서 살때보다 가격이 평균 50엔~100엔정도. 저렴한편입니다. (엄청나지 않습니까?) 사이타마라는 곳이 토지가 원래 저렴한 것도 있지만, 이 가게의 특징도 물론 존재합니다.

야오히로라는 이 가게는 원래 "야오야(八百屋)" 였습니다. 한국어로는 청과물점이죠. 지금의 야오히로라는 이름은 "야오야+히로바(광장, 広場)"이란 단어를 합친 이름인데요. 아마 이 이름을 쓰면서부터 업종도 수퍼마켓으로 업그레이드한 것 같습니다. 이젠 대부분의 식자재를 모두 판매하고 있지요. 여기 "아게오"시에만 존재하는 로컬 수퍼마켓입니다. 원래 청과물점이기 때문에 야채가격이 기본적으로 저렴한데다, 플러스로 생선, 육류등이 매우 저렴하다고 소문이 퍼져 있구요. 아게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대형마트도 많이 가지만, 워낙 저렴한 가격때문에 이 수퍼마켓으로 장을보러 많이들 옵니다. 

또한 이곳이 저렴한 이유는 여기는 일요일, 공휴일은 무조건 쉽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요일같은 날은 물건들이 더 저렴해집니다. 신선도를 유지할 수 없는 야채나 과일, 생선, 육류등은 기존 소비자가보다 더 낮추어 판매하다보니 토요일엔 언제나 사람들이 바글바글. 저희 식구들도 일주일에 한번. 야오히로에서 가격이 제일 저렴해지는 토요일을 노려서 토요일에 대량으로 식재료를 구입합니다. (우리 네식구가 일주일을 저렴하게 사는 방법이죠. ^^) 

우리 4가족이 일주일동안 먹을 식량들. 이게 과연 얼마나 나왔을까요.

9,203엔. 10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1주일 식량이 한국돈으로 10만원을 넘지 않았네요. 대부분 이 가격이거나, 이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는 중인데요. 한달 4주로 따지면, 40만원도 않되는 돈으로 한달 식비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도쿄 역시 살기 편하고, 좋지만...이 깜짝놀랄만큼의 가격은, 도쿄에서 살고 싶은 생각을 다시 생각하게 할 정도입니다. (출/퇴근 시간은 대략 1시간 20분정도. 다닐만하죠?) 이동네로 이사와서 좋은건 이런 저렴한 물가. ^___^ 만족만족!

야오히로라는 이 수퍼마켓은 주변의 대형마트가 속속히 들어서고 있음에도 언제나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저렴한 가격이 첫번째로 이 수퍼마켓에 가는 이유 이지만, 종사자분들의 친절 또한 이 수퍼마켓의 매력포인트이지요. 앞서 조금 말씀드렸듯이 이 수퍼마켓은 일요일과 공휴일은 무조건 쉽니다. 수퍼마켓인데말이죠. 다른 수퍼마켓은 연중무휴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 수퍼마켓. 무려 골든위크, 여름휴가, 연말연시휴가 등등. 다 쉽니다. (골든위크는 매년 5월 중순. 각종 공휴일이 뭉쳐있다보니 일주일 통째로 쉴때가 있음, 그래서 이름이 골든위크.) 아 저번엔 사원여행으로 하와이도 갔다고 하네요. (동네 정보라서 다 퍼집니다. ㅎㅎ) 이렇게 사원들을 챙기는 수퍼마켓은 일본살면서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계약사원도 있지만, 정사원도 많은 편.) 

고객대응도 좋고, 매대에 물건들 빠지면 다시 착착 가져와서 진열해주고, 점포 인테리어는 훌륭하진 않지만, 서비스가 훌륭한 우리동네 수퍼마켓. 매주 장보러가지만, 매주 가면서도 가는 길이 즐거운. 오늘은 어떤 식재료가 저렴할까. 뭐해먹을까~ 그런 고민들을 하게 해주는 수퍼마켓. 이상, 야오히로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