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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본의 우편물 문화

예전부터 포스팅하려고 준비했었는데요. 타이밍이 미묘해서 이제사 올리게 되었네요. 한국에서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문화였기 때문에 재밌게 생각했던 부분이 바로 일본의 우편물 문화였습니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해도 일본은 우편으로 주고받는 일이 아직도 많습니다. 년초에 보내는 연하장이 대표적) 그리고 우편을 보낼 때 반드시는 아니지만, 매너로써 지키는 문화가 있습니다.


우편물을 보내는 사람이 받는 사람에게 "누구누구 님"이라고 적어서 꼭 보내는 것은 기본이고, 그 우편물을 답신할 때는 그 "누구누구"가 본인의 이름에 적힌 "님"을 슥슥 펜으로 지우고 보내거나 본인이 누군가에게 답신을 받고 싶을 때는 자신의 주소 밑에 본인의 이름을 "누구누구 행(行)"이라고 적어서 보내면 상대방이 그 행(行)자를 슥슥 펜으로 지운 뒤 "님(さま, 様)"라고 적어 보내줍니다. 즉, 받는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는 기분마저 드는데요. 




이 사진은 작년 제 결혼식에 참석자 확인을 위해 보낸 우편입니다. (일본은 신랑신부가 참석자를 선정하고, 참석자에게 식장 안내가 담긴 청첩장과 참석여부를 묻는 별도의 우편물을 동봉해서 보냅니다. 200~300명 참석할 경우 엄청난 일이 되겠죠? ㅎㅎㅎ 요즘은 소규모로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런일은 별로 없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저희 집 주소와 제 이름 밑에 "행(行)"을 붙여서 보냈는데, 다시 보내준 사람이 "님(様)"로 보내준 것입니다. 친구사이에서도 꼭 이렇게 합니다. 그게 예의이고 매너인 것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사진은 출석 여부를 뭍기위해 "출석(出席)"이란 한문 앞에 ご(고)를 붙여서 경어로써 보내게 되는데요. 답신을 보내는 쪽에서는 "ご”를 슥슥 펜으로 지워서 보냅니다. 스스로를 높히지 않는 것이 일본의 우편문화이지요.


너무 일반적인 일본인들의 매너라서 이걸 지키지 않는 일본인들의 경우엔, "이 사람 매너공부가 덜 되었군"이라는 인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의 경우에는 이런 문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진 않습니다만, 일본인들끼리에서는 보이지 않는 룰같은 부분인 것이죠. 혹시나 일본 회사와 비지니스를 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분위기가 좀 더 부드러워질거라고 생각해요.


이상, 일본의 우편물 문화(매너)에 대해 적어봤습니다. 일본의 기본 예절은 참 다양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존재하는데요. 그중 하나인 우편물 예절. 일본에 살고 계신 한국분들도 모르셨다면 꼭 이렇게 해보세요. ^^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추가포스팅!

사람을 지칭할때. 즉, 누구누구 님 할때는 "様(님)"자를 붙이지만, 사람이 아니고 "회사 이름"이나 "부서명" 등. 사람을 지칭하지 않을때는 "귀중(御中, 온츄라고 읽음)"을 씁니다. 무조건 "様(님)"를 붙이지 않는다는 걸 꼭 기억해두세요. (페북 지인님께서 그 차이점을 추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주시길래 이렇게 추가포스팅 합니다.)


(귀중을 프린트 하는걸 깜빡한 어느 회사원의 실수...ㅎㅎ)